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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8-28 15:38
2009.02.23.성명서-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의 남편 상해치사 사건에 대한 대구시민사회단체, 이주여성관련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4,532  
<공동대책위 성명서>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의 남편 상해치사 사건에 대한 대구시민사회단체, 이주여성관련 단체의 입장

 
지난 2009년 1월 30일 평소 가정폭력에 시달려 오던 18세의 캄보디아 여성이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던 중 남편을 찌른 사건이 발생하였다. 2월 3일 의식이 회복되었던 남편은 2월 4일 오전 사망하였고 이주여성은 구속상태에 있다.

 
이 남편은 평소에도 술을 좋아했으며 술만 먹으면 난폭하게 굴고 구타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밖에서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날은 집에 와서도 새벽 3, 4시까지 계속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시는 동안 부인을 잠도 못 자게 할 뿐만 아니라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똑바로 앉아 있도록 괴롭혔다.

사건 당일도 밤늦게까지 친구 집에서 술판이 벌어지자 임신 중인 여성이 남편에게 "빨리 집에 가자"며 보채며 싫은 내색을 했다. 기분이 상한 남편이 함께 귀가하는 택시 안에서 때리며 겁을 주자 여성은 시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집에 도착한 남편은 "어머니에게 고자질을 했다"며 또다시 마구 때렸다. 평소 남편의 구타에 시달려 왔던 여성은 너무 두려운 나머지 자신과 뱃속의 아이를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칼을 들고 있다가 이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2007년 여성부의 가정폭력 실태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한국남성과 결혼한 이주여성 17.7%가 물리적인 가정폭력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여성들은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을 지킬 수 없는 상습적인 아내구타, 성적 학대, 유기, 인격모독, 폭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남편의 지속적인 구타와 괴롭힘에 대하여 여성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을 한 것으로 생존을 위한 정당방위 사건이다. 이번 사건은 특정 이주 여성에게 벌어진 단일한 사건이 아니다. 죽음이라는 극단적 상황에 이르러서야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주 여성들의 삶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사건은 2006년 남편의 폭력에 의해 사망한 후안마이씨 사건과 한국에서의 삶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쩐타이란씨 사건과의 연속성에 있다. 언어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수 많은 제약 상황에 있는 이주 여성들에게 있어, 가정이라는 폐쇄된 공동체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은 때로 이 여성들을 죽음이라는 고통의 기로에 놓이게 함을 목격하게 된다.

가정폭력은 이미 한국사회에서 6가구 중 1가구에서 발생할 정도로 일상화되어 있으며, 어쩌다가 일어나는 일회성 폭력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피해를 당하는 매순간 여성은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이렇게 만연된 가정폭력의 심각성과 피해자의 고통에 무관심한 한국의 가부장적 문화가 이번 사건을 불러 일으켰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 모두가 가정폭력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가정폭력에 대응하는 적극적이며 실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 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10대의 결혼이주여성이 자신과 뱃속의 아이를 지키고자하는 가운데 일어난 정당방위로 보고 여성의 구명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다. 동시에 앞으로도 우리는 이주여성이 폭력당하지 않을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가 실현되는 사회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09년 2월 10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회,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대구이주여성인권상담소,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 대구경북진보연대(준)(대구민주노총, 대구북구시민연대, 615시대대구청년회길동무, 함께하는대구청년회, 반미여성회대구경북본부, 민주노동당대구시당, 전국경북도연맹, 전국교수노조대구경북지부, 518유공자대구경북동지회, 민주노동자전국회의대구경북지부, 범민련대구경북연합),대구DPI, 대구KYC, 대구YWCA, 우리복지시민연합,장애인지역공동체, 전국여성노동조합대구지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참여연대, 참여연대동구주민회, 전국가정폭력상담소 협의회 대구권역 (30개,가나다 순)